토론토로 이적한 류현진의 선발 2차전은 최악이었습니다. 모든 구종의 구속이 2~3마일 떨어졌고ㅡ직구의 속도가 93마일 전후는 나와야 변화구가 산다ㅡ정교한 콘트롤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제1선발로써 이런 성적이 몇 게임 더 지속되면 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선발에도 이런 경우가 되풀이된다면 올 한해 베팅볼 투수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변화구 위주의 투수로 자리잡아 성공하려면 메덕스나 글래빈 수준의 컨트롤을 갖추어야 합니다. 류현진의 변화구는 위력적이지만 포수와 사인 나눈 후의 실제투구를 보면 핀포인트 제구는 과정된 면이 있습니다. 

 

 

 

류현진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아는 것 같아 더 위축된 피칭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먹튀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면 정말 걱정입니다. 두 번의 등판,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류현진이었습니다.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mBZ_-oQJ54

 

당신이 내게 다가왔을 때(1)

 

 

 

 

바람이 붑니다

하늘에서 땅까지

하나의 향기로 바람이 붑니다

지금까진 막연한 그리움이었습니다

언제고 내 피가 뜨거운 중에

아니 어쩌면 안개 속에 있었기에

있었는지조차 미더웠던

왜 바람이 부는지

그 속의 향기는 나만의 것인지

어찌하여 새벽 동틀 무렵엔

내 영혼은 산란기의 연어가 되는지

 

지금까지는

내 몸에서 빠져나간 내가

저기 어디쯤 있을 거라고

무언가 익숙한 느낌이

호흡처럼 스며들 것이라고

 

삶 속의 숱한 우연들처럼

당신이란 의미가

내 앞의 햇살이 되기 전까진

 

 

 

 

 

 

당신이 내게 다가왔을 때(4)                                             

 

편지를 씁니다                                   

봄비 그친 후 첫 햇살로

당신 이름을 쓰고

당신 닮은 목련의 향기들로 인사를 하고

4월 바람 속 온기들만 모아서

첫 줄을 씁니다

 

다음 한 줄은 5월의 나무들에 기대어

물오른 초록들을 빌리렵니다

봄볕에 하나 씩 익어가는 딸기의 당분으로

내 떨림을 적으렵니다

 

지금 방안엔 숱한 꽃들과 바람

잎새들로 넘쳐 있는데 

4번째 줄에서 멈춰 있는 말들이

당신 모습만큼 아름답지 못해서

음주운전 경력 때문에, 법적 처벌을 모두 받았음에도 뺑소니 전력 때문에,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았음에도, 진심어린 사과를 안했다는 언론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보도와 일부 키보드워리어 때문에 KBO로의 복귀를 포기한 강정호 선수의 사례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불관용이 너무나 무섭기만 합니다.

 

 

 

 

운동선수에게 가혹할 정도의 윤리 기준을 들이댄 이번 사례는 수백억을 탈세한 그 이상의 벌금을 낸 메시와 호날두와 비교할 때 가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운동밖에 모르는 젊은 선수에게 성자 수준의 윤리를 적용하는 것은 패자부활전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분노와 갈등, 반목과 집단적 폭력만 난무하는 한국사회...

용서와 화해, 포용을 모르는 디지털공간...

그리고 박원순 사태에서 확인하고 있듯이 폭력적으로 변질된 메갈식 페미니즘의 폭주...

 

 

저는 누구에게나 패자부활전이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철없던 시절의 잘못 때문에 모든 미래가 봉쇄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끝까지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지만, 그것이 과잉처벌을 위한 분노의 발산이라면 '실수와 잘못하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양산할 수 있습니다. 

 

 

 

 

뒤늦었지만 강정호 선수의 KBO리그 복귀가 다시 추진됐으면 합니다. 한 젊은이의 미래를 짓밟는 것보다 그 젊은이가 철없던 시절의 잘못을 하나하나씩 만회해가면서 보다 성숙된 인간으로 커가는 것을 봤으면 합니다.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도 극복했었는데 이번 복귀 포기도 극복했으면 합니다. 장애인을 살아온 평생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늙은도령의 바람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mUMoLfti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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