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강정호의 활약상은 예상치를 훨씬 웃돈다. 연습경기와 리그 초반에는 강속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윙의 폭을 줄여 배트스피드를 높인 것이 가장 큰 성공 이유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부정적인 레그킥도 이 바람에 장점으로 돌변했다.





강정호가 한국에서 뛸 때 레그킥을 사용한 것은 장타를 양산하기 위함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스윙폭을 줄인 다음에는 레그킥이 배트스피드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는 노림수가 맞았을 때 예상외의 장타를 양산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강정호가 배트스피드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은 힘으로 동양선수를 찍어 누르려는 강속구투수들에 맞서기 위해서였다. 백인이건 흑인이건 동양선수에게 힘으로 눌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수들은 강정호를 직구로 상대했고, 강정호는 이것을 놓치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채프먼의 볼(161km)을 끌어당겨 안타(2루타)를 만든 것이 나의 계기가 됐고, 리그 초반 최고의 마무리투수들에게서 홈런과 장타를 뺏어낸 것은 강정호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많은 투수들에게 강정호가 강속구를 잘 받아치는 타자로 인식되자 변화구 승부가 많아졌는데, 이것도 금세 대체해냄에 따라 강정호 경계령이 각 팀에 하달됐다.





정규리그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강정호는 강타자의 면모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고, 실제로도 리그 전체에서 95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가장 잘 치는 타자에 올라섰다. 이 모든 것이 선순환을 이루면서 체력적으로 힘겨운 시기에 접어든 강정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몇 타석 안 맞는다 해도 별로 초조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성적도 쌓아두었다. 



처음에는 매우 큰 부담감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4번과 5번에 집중 배치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강정호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도록 만들어주었다. 투수는 상대에게 강타자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컨트롤이 흔들리게 돼있다. 실투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강정호가 강속구에 강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에 투수들이 직구를 계속해서 던지는 모험을 피하는 경향도 생겼다. 이는 강정호로 하여금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설 수 있게 만들어주며, 이것이 들어맞았을 때는 초대형 홈런도 심심찮게 날릴 수 있게 됐다. 만루홈런도 이런 과정에서 나온 기분 좋은 결과다. 





특히 마무리투수는 구종이 2~3가지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아 노림수가 맞았을 때는 임펙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배트스피드가 빠르고 공을 보는 눈이 좋으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강정호가 마무리투수에게 유독 강한 점도 이런 변화와 타고난 능력 때문이다. 



강정호에 대한 데이터가 철저하게 분석될 내년에는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릴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강정호의 활약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팀이 리그 1위가 되면 최상일 것이지만, 남은 게임에서 체력관리만 잘하면 강정호의 루키시즌은 대공성이라 할 만큼 풍성한 기록으로 가득하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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