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과 테니스, 골프 등과 함께 흑인의 진입장벽이 높은 종목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하나가 기계체조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미국의 흑인 기계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활약상은 현대올림픽이 나은 최고의 장면들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훗날 리우올림픽을 떠올리면 시몬 바일스가 첫 번째로 언급될 가능성이 거의 100%라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일스가 다관왕에 오른 것은 나치의 독일을 선전하기 위해 히틀러가 공을 들인 베를린올림픽에서 미국의 하인즈가 3관왕(최초로 100미터에서 9초대에 들어섰다)에 오른 것, 여자기계체조 역사상 최초의 무더기 만점(10점, 7회)이 나온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코마네치가 2관왕에 오른 것, 이스라엘 선수단에 대한 '검은 9월단'의 테러로 얼룩진 뮌헨올림픽에서 오른 마크 스피츠가 7관왕에 오른 것, 영원불멸할 것 같았던 스피츠의 기록을 깨뜨리며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이클 펠프스가 8관왕에 오른 것 등에 비견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5관왕에 오르는 등 4번의 올림픽에서 총 28개의 메달(금메달 23개)을 수확한 마이클 펠프스와 단거리 3관왕에 오른다는 전제 하의 우샤인 볼트와 함께 시몬 바일스가 대회 MVP를 다툴 것은 확실해 보인다. 육상을 제외하면 다관왕이 나올 수 있는 종목은 리듬체조 외에는 없기 때문에, 개인종합부터 4개의 세부종목을 싹쓸이하는 리듬체조의 여신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들 3인으로 MVP 경쟁이 압축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50미터 권총에서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한 진종오가 3관왕에 올랐거나, 남자 접영 100미터에서 수영황제 펠프스를 꺾은 싱가포르의 수영선수 조셉 스쿨링이 다관왕에 올랐다면, 이들 3인과 함께 대회 MVP를 다퉜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민국 대표선수가 대회 MVP에 오르는 날을 기대하며, 지금까지 자신이 출전한 종목에서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P.S.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단거리에서 장거리까지 스피드스케이팅 전종목을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에릭 하이든을 들 수밖에 없다. 그의 전관왕을 육상으로 비유하자면 100미터와 200미터에서 우승한 선수가 마라톤과 경보에서도 우승하는 것과 같다. 하이든의 기록이 전무후무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 Recent posts